백남준과의 대화
백남준 선생님

백남준과의 대화

출 처 : "teamkish" - New York, photo, design, and more..
작성자 : 황진국
작성일 : 2004.06.10

1992 년인가 1993년인가 늦가을인가 늦봄인가의 어느날 오후2시 과천현대미술관내 대강당에서 '백남준과의 대화'라는 행사가 있었다. 결석과다로 에프의 위기에 몰린 오후과목에 대해 한 20초간 고민을 하다 현대미술관으로 달려갔다. 국내 유명한 예술,문화계인사들과 일반참석자로 초만원을 이뤘다. 행사는 주최측이 요구한 것에 대한 백남준의 설명이 있은후 문화계인사들의 질문과대답, 일반인들의 질문 순으로 이루어졌다. 그중 재미난 것 몇가지를 소개한다.

기자 : 서울올림픽때 했던 위성비디오쇼에 왜 일본 마라토너의 모습이 자주나왔나요?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.. 우리나라의.. 어쩌구 저쩌구..(질문 한 3분걸렸다) 왜 그랬나요?

삼성한테 티비와 기자재 스폰서를 부탁했는데 거절당하고 어쩌나 하고 있던차에 소니가 좋은 조건으로 스폰서를 해주면서 그 마라토너를 많이 보여달라고 했거든. (끝)

기자 : 다빈치의 모나리자라든가..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, 유럽의 고전회화와.. 어쩌구 저쩌구.. 어찌생각하시나요?
실제로 가서 보면 별론데. 오히려 화집이 더 생생하게 찍혀있더라구. (끝)

평 론가 : 존케이지와 친하신걸로 아는데.. 존케이지의 전위 음악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너무 난해하고.. 어쩌구 저쩌구.. 더군다나 자주 접하지 못한 국내일반관객에겐 더 난해하게 받아들여질텐데.. 존케이지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.
그럴리가 없는데. 존케이지는 불교나 동양사상에 심취한 사람이라 우리한테 더 익숙한데. (끝)

평론가 : 예술은 이제 벽에 부딪혔다.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아닌데. 아직 할게 많은데. (끝)

평론가 : 앞으로 예술의 흐름이 어떻게 가시리라고 보십니까?
옛날엔 냉장고나 티비를 갖고 싶어했지만 이제 집집마다 갖고 있고, 자동차도 다 갖고 있고, 비디오도 다 있고, 하드웨어는 이제 다 있거든, 이제 놀아야 되니까 소프트웨어가 필요하지. 하드웨어를 돌려줄 소프트웨어.

평론가 : 초기엔 행위를 주로 하시다가 어떻게 티비로 작업을 하시게 됐나요?
해 프닝은 우선 관심을 끌기엔 좋거든, 일단 관심은 끌었는데 해프닝은 한번하면 사라지거든, 서른도 넘고, 사라지지 않고 소장할수 있는걸 해야 돈이 된단말이야. 돈이 있어야 예술도 하거든, 집에서 보내주는 돈도 끊겼고, 뭘 할까하다가 눈에 들어온게 티비지.

평론가 : 무어맨(여자, 미국, 행위예술가)과 염문 같은게 있었다는 소문이 있던데.. 실제로 어느정도 친한 사이셨나요? 뭐 작업외에 특별한 애정 같은게 있었나요?
그런거 다 얘기하면 무슨 재미야. 미스테리가 있어야지.

문화계 인사 : 나는 예술이란.. 인간이 갖는 보편적 가치관을.. 어쩌구 저쩌구... (무려 10여분에 달하는 예술관을 죽 늘어놓으며) 이런걸 예술이라고 보는데 백선생께서는 예술을 무엇이라고 보시는지?
예술에 대해서 아주 많이 아시네. 난 잘 모르는데. 다음 질문.(장내는 뒤집어졌다)

중학생여자아이 : 선생님 저는요... 화실에서 그림 그릴때여 미술선생님이 넌 왜 맨날 아무생각 없이 그림 그리니 라고 하시면서 혼을 내시거든여. 선생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세요?
너 정말 그림 그릴때 아무생각 없이 하니?
중학생여자아이 : 예.
너 대단하구나! 나두 아직 작업할때면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데. 앞으로 선생님 말 듣지 말고 계속 아무생각 없이 해라!(장내엔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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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면서 계속 웃었습니다. 정말 '예술은 사기다' 라는 말을 남긴 분 답네요

cafeanimate.net 06/02/06
by 玄武 | 2007/12/11 18:13 | ETC | 트랙백(1) | 덧글(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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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: 백남준 선생님.
백남준과의 대화 출 처 : "teamkish" - New York, photo, design, and more.. 작성자 : 황진국 작성일 : 2004.06.10 1992 년인가 1993년인가 늦가을인가 늦봄인가의 어느날 오후2시 과천현대미술관내 대강당에서 '백남준과의 대화'라는 행사가 있었다. 결석과다로 에프의 위기에 몰린 오후과목에 대해 한 20초간 고민을 하다 현대미술관으로 달려갔다. 국내 유명한 예술,문화계인사들과 일반참석자로 초만원을 ......more

Commented by acid at 2007/12/11 18:18
아 출처가 여기였군요. 감사합니다. ^^;;
Commented by 玄武 at 2007/12/11 18:22
acid // 아, 저도 퍼온 글입니다. 출처는 위쪽에 있는 팀키쉬라는 클럽의 황진국님 글입니다. ^^;
Commented by LaJune at 2007/12/11 18:30
와... 정말 개성 강하고 자기자신이라는 것이 확고하게 서 있는 분답군요. 재미있는 에피소드 잘 봤습니다. ^^
Commented by 마르가리타 at 2007/12/11 18:39
대단하네요!
Commented at 2007/12/11 19:08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屍君 at 2007/12/11 23:04
존 케이지... orz 그건 좀 매너... orz
덕분에 한참 웃을 수 있었습니다:)
Commented by 玄武 at 2007/12/13 20:25
LaJune, 마르가리타 // 진짜 '예술가'입니다. ^^;

비공개 // 옙. 괜찮습니다.

屍君 // :) 즐거운 분이시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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